죽음의 계곡을 건넜다. MVP를 만들고, 시장에 내놓아 PMF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서비스를 개선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마침내 진정한 성장의 곡선을 만났다.
그런데 여기서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성장 곡선이 생겼다고 무조건 좋아해서는 안 된다. 성장 곡선의 최값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크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서비스마다 성장 곡선의 상한선은 태생적으로 정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계 수용 능력(Carrying Capacity)"의 개념이다.
한계 수용 능력은 생태학의 환경수용력(Environmental Carrying Capacity)에서 나온 용어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이야기가 이를 잘 설명한다.
1915년부터 미국 정부는 늑대를 '유해 동물'로 간주하여 본격적인 박멸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1926년경 옐로스톤 내 늑대는 대부분 절멸했다. 1930년대 늑대가 사라지자 엘크(와피티 사슴)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 공원의 환경수용력을 넘어섰다.
엘크가 식물(버드나무, 포플러 등)을 과도하게 먹어치워 강둑이 붕괴되고, 식생 감소로 강이 흐르는 경로까지 바뀌는 등 생태계 불균형 현상이 생겼다.
그래서 1995~96년 늑대를 다시 도입했다. 캐나다에서 포획한 14마리(95년), 추가 17마리(96년)를 풀어놓았다. 예상보다 빠르게 번식하여 두 해 만에 50여 마리 이상의 개체군이 형성되었다.
늑대가 포식자로서 엘크 등 초식동물의 개체수를 조절하고, 이후 식생이 회복되어 생태계 전체의 환경수용력이 정상화되는 효과가 관찰되었다. 늑대가 재도입되면서 포식-피식 관계가 회복되어 엘크 개체수가 자연스럽게 조절되고, 다양한 종의 개체수도 각각의 환경수용력 범위 내에서 유지되는 새로운 생태계 균형이 형성되었다.
이와 같이 서비스 또한 태생적으로 도달하는 시장의 수용 한계를 명확히 이해함으로써 경영진은 현재 모델의 지속 여부, 불필요한 마케팅 지출 관리 및 더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하여 한계 수용을 확장하는 전략도 도출하게 된다.
여러분의 서비스가 아무리 잘 돼도 결국 도달할 수 있는 사용자 수의 '최대값'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이것이 한계수용능력(Carrying Capacity, CC)다.
물 웅덩이를 상상해보자. 웅덩이에는 담을 수 있는 물의 양이 정해져 있다. 비가 와서 물이 계속 들어와도, 웅덩이가 가득 차면 더 이상 물이 쌓이지 않고 넘치거나, 이후 증발하고 땅으로 스며들면서 자연스럽게 균형점에 도달한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신규 고객이 계속 유입(자연유입 또는 광고)되어도, 동시에 기존 고객들이 이탈하면서 자연스럽게 균형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 도달하는 최대 사용자 수가 바로 그 서비스의 CC다. 웅덩이 크기, 증발 및 토지 침투율 등이 물의 최댓값을 결정하듯, 서비스의 본질과 특성이 도달할 수 있는 사용자 수의 상한선을 결정한다.
한계 수용 능력을 구하는 공식은 이렇다.
CC = 신규 및 복귀 일일(또는 기간) 고객 수 / 매일(또는 기간) 잃는 고객 비율

여기서 '고객'은 단순히 앱을 설치하거나 회원가입한 사람을 넘어, 실제로 서비스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위 공식으로 여러분 서비스의 CC를 계산해보니 10만 명이라고 가정해보자.